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하이원리조트 하늘 길 걷기

쿨미디어 | 기사입력 2021/06/26 [08:36]

하이원리조트 하늘 길 걷기

쿨미디어 | 입력 : 2021/06/26 [08:36]

사진을 좋아하는 사람은 아름다운 사진을 보면 사진 속 장소에 가보고 싶어 한다. 하지만 실제 그 장소에 가면 실망하는 경우가 종종있다. 사진가의 예술적 감각과 보정 프로그램이 결합하여 환상적인 이미지가 완성되기 때문이다. 반면 육안으로 보이는 것은 아름다운데 실제 사진은 그 아름다움의 십분의 일도 담지 못할 때가 있다. 하이원의 샤스타 데이지 길은 후자에 속한다. 

 

  © 최지송

 

  © 최지송

 

곤돌라를 타고 정상으로 오르는 내내 사진 찍는 것도 잊은 채 “와아” 소리만 반복했다. 발아래 풍경은 하얀 별들이 촘촘히 박혀 있는 또 하나의 하늘이었다. 축구장 넓이(7천140㎡)의 119배에 이르는 스키 슬로프 구간마다 흰색 데이지가 거대한 폭포처럼 흐르고 있었다. 홋카이도의 카미후라노 칸노 팜이 정교하게 가꾸어진 정원이라면 하이원 데이지 꽃길은 드문드문 야생화와 어우러진 풍경이 자연스럽다. 그래서 더욱 정겹다. 

 

  © 최지송

 

  © 최지송

 

셔터를 누르는 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 싶었다. 그것은 지금 내가 보고 있는 것을 고물 카메라로 온전히 담을 수 없다는 것을 잘 알기 때문이기도 했다. 도구를 탓하고 싶은 생각은 없으나 이십 년이 되어가는 카메라와 렌즈, 거기에 노안으로 초점이 흔들리는 카메라 주인이 결탁하여 나는 흘러가는 풍경 앞에 망연히 서 있었다. 정상에 가까워졌을 때야 화들짝 놀라 5년 된 스마트폰을 꺼내 사진을 찍기 시작했다. 해발 1천340m의 정상에는 안개비 속에서 각시붓꽃이 수줍게 피어있었다. "여기는 아직 봄이구나." 

 

  © 최지송

 

  © 최지송 

 

하이원의 백미는 숙소에서 바라보는 조망이다. 아침에 일어나 무심코 커튼을 젖혔다. 눈앞으로 운무가 지나간다. 겹겹이 둘러싸인 산 능선은 솜씨 좋은 화가가 그려놓은 산수화다. 일출의 여운이 남아 있는 구름 사이로 멀리 풍력발전기가 보인다. 저기는 태백산 어디쯤일까, 혼자 생각한다. 수 분 사이로 다양한 수묵화가 슬라이드 영상처럼 눈앞에서 나타났다 사라지기를 반복한다. 이슬비라도 내리는 날이면 한치 앞도 보이지 않는 천공의 성에 있는 기분일 게다. 

 

  © 최지송

 

올 여름휴가 어디로 갈까 고민 중이라면 하이원리조트를 강추한다.

맘껏 걷고, 맘껏 쉬고, 맘껏 느껴보시라.

 

하이원리조트 : 강원도 정선군 고한읍 하이원길 424

 

사진.글 최지송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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